[총정리] 김호중 음주운전, 뺑소니 혐의와 공연 논란: 진정성은 어디에?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포스터

음주운전 인정, 콘서트 강행 후 논란

뺑소니 혐의로 입건된 가수 김호중(33)이 사고 열흘 만에 결국 음주운전 사실을 시인했습니다. 그러나 '전석 매진'을 기록한 콘서트를 강행한 뒤에야 잘못을 인정한 그를 두고 진정성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김호중은 19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콘서트를 마친 뒤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저는 음주운전을 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크게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팬카페에도 '죄송합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남겼습니다. 김호중은 "이번 일에 대해 우리 아리스(팬덤명) 식구들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드려 죄송하다"며 "저의 어리석은 판단으로 인해 이렇게 많은 식구들이 아파한다는 걸 꼭 굳이 직접 겪지 않아도 알아야 어른의 모습인데 참으로 어리석은 저의 모습이 너무나도 싫다"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죄지은 사람이 말이 길면 뭐 하겠습니까"라며 "조사가 끝나고 모든 결과가 나오면 이곳 집으로 돌아오겠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진심으로 죄송하고, 반성하고 또 반성하겠다. 우리 식구들의 꿈을 저버리지 않으려면 열심히 사는 것밖에 없을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김호중은 지난 18~19일 창원스포츠파크 실내체육관에서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콘서트를 진행했습니다. 음주운전 정황이 속속 드러나며 콘서트 강행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었으나, 소속사 측은 "팬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음주운전에 대해서는 수차례 언론을 통해 "절대 아니다"라고 극구 부인했습니다. 그동안 김호중은 별다른 입장 표명 없이 '침묵'을 택했습니다. 그사이 팬덤에서는 김호중을 두둔하는 분위기가 형성됐습니다. 팬카페에는 "진위 확인 안 된, 부정적인 기사에 반응하지 말자"는 공지사항이 올라왔고, 팬들도 연달아 "가수님 응원한다" "조용히 기다리자" 등의 글을 남겼습니다.

 

김호중에게 힘을 실어주겠다며 콘서트 티켓을 예매하는 팬들도 등장했습니다. 결국 창원 공연은 이틀 연속 매진을 기록했습니다. 공연이 열린 창원스포츠파크는 5891석으로, 공연료는 VIP석(23만 원)과 R석(21만 원)으로 나뉘어 책정됐습니다. 다만 현장을 찾은 실제 관객수는 다소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터넷에는 "예매를 취소하고 싶은데 수수료가 너무 비싸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김호중이 음주운전을 인정하며 팬카페에 남긴 글에도 “진실되게 지금이라도 말해 주어서 다행이다. 이런 모습이 진정 김호중의 모습” “세상의 비난과 비아냥 견뎌내고, 받을 벌 있으면 달게 받고 떳떳이 다시 일어나면 된다” 등 응원 댓글이 달리고 있습니다. 반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음주운전을 하고도 콘서트를 했다니” “사과문이 맞나” 등의 비난 댓글이 게시되고 있습니다.

2만 석 매진이라던 김호중 콘서트, 취소표만 6천 석 이상?

음주운전 후 잇따른 거짓말과 범죄 은폐 의혹으로 비난을 받고 있는 김호중이 23일부터 개최되는 콘서트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해당 콘서트가 매진이라고 알려진 것과 달리 잔여석이 넘쳐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김호중은 23일부터 이틀간 서울 송파구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 김호중 & 프리마돈나'를 예정대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 공연은 개최 사실이 알려진 2주 전 '2만 석 전석 매진'으로 알려지면서 대중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특히 대부분 김호중 팬으로 채워질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호중의 '티켓 파워'를 새삼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김호중이 뺑소니 사고를 일으키고, 이후 음주운전 의혹과 '대리 자수'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후 '공연 취소가 이어지지 않을까'라는 전망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20일 현재 23일과 24일 공연 각각 3000석 넘는 잔여석이 나왔습니다. 애초 김호중 소속사의 '2만 석 매진'이 거짓 홍보가 아니라면, 그중 현재 6000석 넘는 이들이 예매를 취소한 셈입니다.

 

특히 이번 공연은 김호중의 교통사고 사실이 알려지자, 공연 주최사였던 KBS는 공연 주관사인 두미르에 출연자 교체를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공연 주관사가 20일 현재 김호중 교체 여부를 알려오지 않자 KBS 측은 콘서트에 불참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또한 두미르 측에 KBS가 주최했다는 명칭과 KBS 로고를 사용하지 말 것을 통보했습니다.

이번 공연은 빈 필하모닉, 베를린 필하모닉 등 세계 최정상 악단의 현역 단원들이 내한하며, 이 공연에서 김호중은 메인 게스트로 출연해 소프라노 아이다 가리풀리나와 함께 노래할 예정입니다. 일각에서는 해당 악단 단원들과 아이다 가리풀리나가 이 사실을 알고도 김호중과 같이 무대에 설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음주 뺑소니 혐의 김호중, 구속영장 신청 여부 논란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이 음주 뺑소니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가수 김호중(33)씨의 구속영장 신청 여부에 대해 “아직 구체적 검토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법무부는 김 씨를 비롯한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 등에 대한 출국금지 요청을 승인했습니다.

조 청장은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현재까지 (사고 전) 음주가 있었던 것으로 강하게 의심이 되지만 구체적 양에 대해서는 확정을 못 한 상황”이라며 “사실 관계가 모두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병 처리는 구체적 검토 단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김 씨와 소속사가 발표한 입장문에 대해 언급하며 “(음주운전 사실을) 시인한 내용도 있고, 그것을 토대로 수사에 적극 협조하기를 기대한다”며 “수사 협조 여부와 증거 인멸 우려가 (신병 확보에)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경찰은 김씨의 음주운전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위드마크(Widmark) 공식을 적용할 방침입니다. 위드마크 공식은 마신 술의 종류와 체중 등을 계산해 시간 경과에 따른 혈중알코올농도를 추정하는 방법입니다. 조 청장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받은 김 씨 소변 감정 결과에 대해 “운전 이전 또는 이후 음주를 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사체를 확인했다”며 “운전과 직접적 관계가 있는 음주가 어느 정도인지 수사로 명확하게 확정하는 게 일차적 선결 과제”라고 말했습니다.

위드마크 공식이 법원에서 음주운전 유죄 근거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위드마크 공식이 적용된 판례도 있고 그렇지 않은 판례도 있는데 이번 사건은 위드마크를 적용할 사례가 충분히 된다고 판단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날 김 씨와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 사고 당일 김 씨 대신 허위 자수한 매니저 및 김 씨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제거한 소속사 본부장 등 4명을 출국 금지했습니다. 법무부는 경찰이 이날 오전 신청한 출국금지 요청을 승인했습니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쯤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도주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를 받고 있습니다. 김호중은 사고 직후 음주운전 등의 혐의를 부인했으나, 경찰의 조사가 계속되자 사건 발생 10일 만에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KBS, 김호중 콘서트 손 뗐다…"'슈퍼클래식' 주최 명칭·로고 금지"

KBS가 '월드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클래식_김호중&프리마돈나'(이하 '슈퍼클래식') 공연 주관사에 KBS 명칭 및 로고사용 금지를 통보했습니다.

20일 KBS는 "답변 시한 5월 20일 오전 9시가 지난 현재까지 주관사인 두미르 측의 답변이 없기에 앞서 최고한 바와 같이 주최 명칭 사용 계약을 해지하고 주최 명칭 및 로고 사용 금지 등의 조치를 취했다"며 "본 사항을 주관사인 두미르 측에 통보했다"라고 밝혔습니다. KBS는 "'슈퍼클래식' 공연을 앞두고 일어난 최근의 사안과 관련하여 주관사인 두미르 측에 계약에 의거해 KBS의 명예가 훼손되지 않도록 성실한 의무 이행을 촉구하는 내용을 최고하고 5월 20일 오전 9시까지 이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KBS는 지난 5월 14일 '슈퍼클래식'공연과 관련해 ▲ 출연예정 협연자 김호중을 대체한 출연자를 섭외하여 공연 진행 ▲ 기존 공연 진행 시 KBS 주최 명칭 및 로고 사용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최고문을 주관사인 두미르 측에 통보한 바 있습니다.

'슈퍼클래식'은 세계 3대 소프라노로 알려진 아이다 가리풀리나와 미국의 유명 소프라노인 라리사 마르티네즈와 김호중이 함께 출연하기로 한 공연으로, 오는 23~24일 양일간 열릴 예정이었습니다.

전문가 "김호중, 징역 15년·구속 가능성에 급인정…40억 손실 막으려 공연"

엄청난 팬덤을 거느리고 있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가만히 서 있는 차를 들이받은 뒤 10일 만에 음주 운전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최대 징역 15년 형을 받을 수 있는 음주치상죄 적용, 또 구속 가능성이 대두되자 '음주는 안 했다'라고 부인으로 일관하던 태도를 바꾼 것 같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아울러 18일과 19일 창원 공연을 강행한 건 "40억 원으로 예상되는 매출 손실을 피하기 위한 것 같다"라고 판단했습니다. 이 교수는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그동안 김호중과 기획사는 음주 운전을 뺀 사고 후 미조치와 도주 치상은 인정하고 가겠다는 입장이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전날 갑자기 태도를 바꿔 '음주 사실'을 인정한 건 "음주물과 관련된 국과수 부산물 검사 결과가 나온 데다 스크린 골프장, 음식점 등에서 술을 주문해 마신 영상증거를 경찰이 확보했을 가능성 때문으로 보인다"라고 했습니다. 이어 "징역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중형에 처할 수 있는 음주치상죄는 혈중알코올농도 측정 수치가 없어도 비틀거린다, 혀가 꼬인다, 대리운전 차를 탔을 때 김호중이 휘청거렸다는 등 간접증거로도 처벌할 수 있다"라며 이런 가능성에 따라 인정 쪽으로 급선회한 것 같다고 했습니다. 여기에 "매니저가 증거 인멸도 했고 (김호중이 음주 사실을) 계속 부인하는 건 구속 수사를 앞당기는 길이라고 자체 판단도 한 것 같다"며 구속 가능성에 납작 엎드린 것 같다고 했습니다. 10일간 버틴 또 다른 배경에 대해 이 교수는 "최대한 금전적인 손해는 보지 않으려고 하는 미시적 전략도 작동됐다"며 "콘서트를 이틀간 강행한 건 매출액 40억 손해를 안 보려고 한 것 같다"라고 해석했습니다. 

그밖에 "김호중 씨 스스로 '내가 음주 운전했는데 했는데 가짜 자수를 해 달라'는 녹취록을 경찰이 확보했다는 보도 등이 태도 급변에 영향을 준 것 같다"라고 했습니다. 또 이 교수는 "(김호중과 기획사가)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이 아니면 처벌을 피할 수 있다'는 것에 너무 몰입한 것 같다"며 이것이 판단미스를 낳았다고 했습니다.

 

즉 2016년 4월 방송인 이창명 씨가 교통사고를 낸 지 9시간여 만에 경찰에 출석해 음주 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재판부가 "술을 마시고 운전했다는 합리적 의심은 들지만, 술의 양이나 음주 속도 등이 측정되지 않아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 상태에서 운전했다는 것이 증명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한 예에 기대를 너무 걸었던 것이 잘못이라고 했습니다.

아울러 "기획사가 '음주운전만 아니라면 벌금형에 그칠 것이며 나머지는 다 안고 가겠다', '김호중만 생존하면 기획사는 계속 승승장구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도 잘못이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