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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하면 어떤 날들이 떠오르시나요?

    가족행사들이 많은 가족의 달로 불리는 5월.

    저는 5월 하면 '민주화 운동'도 함께 떠오릅니다. 이 드라마 때문일까요?

    이 중대한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오월의 청춘'은 1980년대 광주의 역동적인 사건들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젊은이들의 사랑과 투쟁을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드라마 '오월의 청춘'은 2021년부터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그날로부터 41년이 지나 60대 후반이 된 황희태의 모습으로..

    그 당시 갓 졸업한 의대생이었던 희태는 미혼모의 아들로 세상의 편견에 맞서며 항상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서울대 의대에 수석 입학한 그는 공부와 함께 무거운 삶의 짐을 지고 있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즐기려 합니다. 그의 삶에 변화가 찾아오는 것은 광주 평화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김명희를 만나면서부터입니다.

    명희는 겉보기에는 부드러워 보이지만, 그녀 역시 과거의 상처로 인해 강인한 내면을 갖고 있습니다. 두 사람의 만남은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서 서로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줍니다.

    이 드라마는 또한 이수련과 이수찬, 두 형제의 이야기도 중요한 축을 이룹니다. 수련은 유복한 집안에서 자라면서도 사회적 불의에 맞서 싸우는 노동운동가로서의 삶을 선택합니다. 그녀의 오빠 수찬은 프랑스 유학을 마치고 광주로 돌아와 가족 사업을 이어가려 하지만, 광주의 격동적인 사건들이 그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킵니다. 특히, 그는 오랜 시간 동안 짝사랑해 온 명희에 대한 감정과 사건들이 얽혀 복잡한 감정의 소용돌이를 경험합니다.

     

    드라마 '오월의 청춘'은 그저 과거의 이야기를 회상하는 것이 아니라, 당시를 살았던 이들의 생생한 감정과 투쟁을 통해 오늘날에도 여전히 울림을 전달합니다. 각 캐릭터들이 겪는 내적 갈등과 사랑, 우정, 그리고 투쟁은 시청자로 하여금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이는 드라마가 가진 독특한 매력입니다. 이 모든 것이 결합하여, 드라마는 민주화 운동이라는 역사적 배경과 더불어 인간 감정의 진정성을 탐구하는 데 성공합니다.

     

    이 드라마의 후반부에서 광주는 국시를 갓 통과한 의대생들까지 참여한 상황 속에서 명희와 희태는 서로의 얼굴을 볼 시간조차 없이 바쁘게 일합니다. 그러나 같은 공간에 있음으로써 서로에게 큰 위안을 받습니다. 명희의 아버지 현철은 광주에 있는 자녀들이 걱정되어 나주에서 광주로 달려옵니다. 그는 명수와 함께 명희를 설득해 나주로 돌아가려 하지만, 명희는 희태 때문에 남기로 결심합니다. 부모가 자식을 이길 수 없음을 깨달은 현철은 그 동안 명희가 보낸 생활비와 자신이 모은 돈을 합한 통장을 희태에게 건넵니다. 그 돈은 명희의 유학비로 쓰려 했으나 이제는 두 사람이 함께 정착하는 데 사용하라고 합니다. 한편, 계엄군은 광주 시내에서 물러난 후, 도시를 봉쇄합니다. 현철과 명수는 어두운 밤 계엄군의 눈을 피해 나주로 돌아가고, 명희는 희태에게 먼저 결혼을 제안합니다.

     

    주님, 우리 앞에 어떠한 시련이 닥치더라도,
    어렵게 맞잡은 이 두 손 놓지 않고 함께 이겨낼 수 있기를..
    무엇보다도 더 힘든 시련은,
    명희 씨 말고 저에게 주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아멘

    11회, 황희태

     

    그러나 그 때, 명희와 희태의 결혼식에서, 희태의 간절한 기도에 이어 명희가 기도할 차례에 신부님이 찾아와 현철의 부고를 전합니다. 현철의 부고를 알리기 위해 나주로 향한 동생 명수를 찾다가, 명희는 결국 계엄군의 손에 죽음을 맞이한다. 다른 길에서 명수를 찾던 희태는 광주 출신 계엄군의 연기 덕분에 목숨을 살린다.

    태생이 미리 위험을 피하는 남자와, 벼락이 쳐도 그 자리를 지키는 여자는 그렇게 이별한다.

     

    신은 희태의 기도를 듣고 응답합니다. 남은 자의 슬픔과 시련은 희태에게 주어집니다.

    희태는 명희가 준비한 기도를 듣지 못한 채로 41년 동안 그 슬픔을 감당합니다.

    그리고 41년 후, 광주에서 발견된 유골이 명희로 밝혀지면서,

    그녀의 기도가 41년 만에 주인을 찾아온다.

     

    주님, 예기치 못하게 우리가 서로의 손을 놓치게 되더라도..
    그 슬픔에 남은 이의 삶이 잠기지 않게 하소서.
    혼자되어 흐르는 눈물이,
    목 밑까지 차올라도,
    거기에 가라앉지 않고,
    계속해서 삶을 헤엄쳐 나아갈 힘과 용기를 주소서.

    명희의 기도

     

    41년 후 희태의 독백..

     

    "어김없이 5월이 왔습니다.

    올해는 명희 씨를 잃고 맞은, 마흔한 번째 오월이예요.

    그간에 제 삶은, 마치 밀물에서 치는 헤엄 같았습니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그냥 빠져 죽어보려고도 해 봤지만..

    정신을 차려보면, 또다시 그 오월로 나를 돌려보내는 그 밀물이 어찌나 야속하고 원망스럽던지요.

    참 오랜 시간을 그러지 않았더라면 하는 후회로 살았습니다.

     

    그 해 오월에 광주로 가지 않았더라면,

    그 광주에서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 갈림길에서 손을 놓지 않았더라면,

    당신이 살지 않았을까 하고요.

     

    나는 그 해 오월, 광주로 내려가길 택했고,

    온 마음을 다해 당신을 사랑하기로 마음먹었으며,

    좀 더 힘든 시련은 당신이 아닌 내게 달라 매일 같이 기도했습니다.

    그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내가 죽고 당신이 살았더라면,

    내가 겪은 밀물을 고스란히 당신이 겪었겠지요. 남은 자의 삶을요."

     

    영화든 드라마든 새드엔딩은 오래 기억되는 것 같습니다.

    이 드라마를 본 지가 벌써 한참이 지났지만, 글을 쓰기 위해서 사진들을 찾아보니 어느새 눈물이 고이네요.

    만약 명희와 희태가 그저 평범한 5월에 만났다면, 그들의 이야기는 아름답게 마무리되었겠죠?

    하지만 그들의 사랑이 펼쳐진 거친 시대적 배경 때문에, 그들의 이야기는 비극으로 막을 내리게 됩니다.

     

    이렇듯 '오월의 청춘'은 민주화 운동을 통한 사회적 메시지는 물론, 인간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KBS가 작정하고 만들어서 시청률 1위 먹고 극찬을 받았던 한국 드라마라고 하니

    다가오는 5월에는 가슴 먹먹해지는 '오월의 청춘' 꼭 정주행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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